1.
지난여름 긴 열대야에 지친 육신들이 남기고 간 복사열의 흔적이자
가을이 마련한 침묵의 명상으로 내려앉은 윤회의 색깔인데
소멸은 바람으로 부활은 빛으로 고요하게 스쳐가고 잔잔하게 반짝인다.
저 빈 의자에 앉았던 이들이 맞이할 다음 생의 모습들에 대해 나누는 두런두런거림이 나지막하게 들리는 듯 하다.
2.
하늘에서 보낸 위로의 弔花이자 거둠의 소환장인데 도착하는 순서는 다르지만
그 아름다움의 반전 혹은 덧없음의 심연으로 꽃의 향을 닮는다.
꽃이 먼저 도착한 까닭은 단지 초대장에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슬픔으로 마주 잡는 손이 공감의 따스함을 일깨워주듯이
마주보는 기쁨이 홀로 선 뒷모습을 이겨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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