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깊으면 산도 한적하다. 복산회 초창기로 기억된다. 애초 산행을 중원산으로 잡았다가 입구에서 산불 예방 입산 금지로 막혀버린 탓에 혹시 하는 기대로 가까운 용문산으로 갔던 적이 있다. 용문산도 당연히 입산금지였는데 마침 그 유명한 은행나무 옆으로 샛길이 비스듬히 보여 옳지 싶어 들어섰다가 내내 가파른 비탈로만 기어올라 꽤 고생한 적이 있다. 그 때 중간쯤에서 심히 지친 창민이 털썩 앉으며 던진 한 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산이 싫소이다.' 허나, 증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으니 이후 오히려 아주 훌륭한 약이 되었고 그 때 함께한 여럿들은 여전히 그렇게 여긴다. 그 날이 엊그제 같것만, 2003년 10월부터 시작한 48복산회 산행후기에 기록이 없으니 대충 10년 전 즈음인 건 맞다싶다. 당시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