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산행기 13

한그루 나무도 때가 되면...

길이 깊으면 산도 한적하다. 복산회 초창기로 기억된다. 애초 산행을 중원산으로 잡았다가 입구에서 산불 예방 입산 금지로 막혀버린 탓에 혹시 하는 기대로 가까운 용문산으로 갔던 적이 있다. 용문산도 당연히 입산금지였는데 마침 그 유명한 은행나무 옆으로 샛길이 비스듬히 보여 옳지 싶어 들어섰다가 내내 가파른 비탈로만 기어올라 꽤 고생한 적이 있다. 그 때 중간쯤에서 심히 지친 창민이 털썩 앉으며 던진 한 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산이 싫소이다.' 허나, 증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으니 이후 오히려 아주 훌륭한 약이 되었고 그 때 함께한 여럿들은 여전히 그렇게 여긴다. 그 날이 엊그제 같것만, 2003년 10월부터 시작한 48복산회 산행후기에 기록이 없으니 대충 10년 전 즈음인 건 맞다싶다. 당시 굳이..

2011 산행기 2011.11.06

해후, 향연 그리고 그 이후의 이-전.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류에게 일찍이 이전에는 없었던 문명을 가져왔지만 인류는 그 앞뒤에서 전혀 ‘느닷없이’ 나타난 불만족, 불편함을 견딜 수 없는 한계로 여겨 '불평하기’가 일상이 되고 이를 자연으로까지 확장시켜, 자연을 더 이상 자연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프로이트가 ‘문명 속의 불만’을 설명하는 말이다. 해서 이로 인해 초래된 '자연과의 폭력적인 단절을 교화하고 상실한 균형과 조화의 외관을 재도입하려는 이차적인 시도'가 부단히 이루어지는 곳에 문명이 위치한다고 한다. 이경우, 돌아 갈 곳과 가야할 곳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궁극적 목적 자체가 오직 시간의 직선성의 확인일 뿐인 미국 SF드라마 ‘스타트랙’에서 나오는 엔터프라이즈의 우주 항해 방식이 어떤 설명보다 더 직관적이다. 그리고 환원 불가능하..

2011 산행기 201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