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뒤적인 2006년

todayandnow 2016. 7. 30. 11:16

며칠 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득 의아스러운 것이 있어서 그 답을 찾으려 예전 산행기들을 뒤적이다 다시 발견한 2006년 산행기에 실린 시인데 덕분에 찾으려고 애쓰던 것들이 부질없는 행위의 뜬금없음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 때 벌써 묻고 이미 답한 것을 새삼 다시 물어서 무엇하랴.


 


함께 가고 있지.
코발트 빛 바탕을 온갖 단내로 물들이며 기웃기웃하더니
그 미소로 길섶에 서있던 가을달이 그렇게 묻는다.

함께 가고 있지.
너무 맑아 차라리 뿌연 물빛 풍덩풍덩 뿌리며
이마를 하얗게 비추던 여름달도 그렇게 묻는다.



함께 가고 있지.
낮은 숨소리로 녹아들더니 한허리로 품어 주고
어느새 부드러운 그림자로 슬며시 돌아서던 봄달 또한 그렇게 묻는다.

함께 가고 있어
틈과 틈을 채우는 따뜻한 눈발, 친구 어깨위로 시리게 쌓일까
툭툭 털어주며 다가선 하얀 겨울달에게 그렇게 답한다.

2006년 새달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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