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중세 기독교 세력이 이교도, 즉 이슬람 영토의 정치적, 경제적 정복을 꾀한 침략 전쟁인 십자군 전쟁(1096-1296?)의 종교적 대의, '하느님의 뜻'은 이단 심판(이단의 이름으로 이슬람은 물론 유대교와 불온-불순한 기독교인의 단죄)이었는데 이번에는 부패를 한사코 부인하는 위선적 교황세력과 탐욕을 부정하지 않는 덜 위선적인 영주들에 의해 소집된 기독교 군대가 역시 같은 기독교의 한 파이나 반부패와 청빈을 주장하며 '저항'하기에 이단-반체제세력으로 낙인찍은 돌치노 파를 동일한 대의 즉 '하느님의 뜻'에 따라 무력으로 섬멸하는 역사적인 사건(1304-1307)을 매개로 진행되는 심문관 베르나르 기의 추궁과 수도승 레미지오의 대응을 묘사하면서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장님의 노수도사 호르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