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입춘을 넘겼으나 여전히 음력으로는 동짓달 한가운데라 한겨울 산바람의 차가움 만만치 않음을 익히 알고 두툼하게 껴입고 春來不似春을 중얼거리며 문밖을 나섰으나 언덕을 비껴 내려있는 앞집 마당의 목련꽃 눈망울들이 한껏 물오른 얼굴로 내려다보며 일제히 陶淵明 싯귀를 함께 합창하듯 소곤대니 “春水滿四澤”-봄물이 연못에 가득하네― 그런데 꽃망울들의 합창소리가 탄생의 흥겨운 봄타령이 아닌 레퀴엠, 그 Introitus(입당송)로 들리었다고 하면 그리고 이를 지나친 기우로 인한 환청이라고 하기에는 ‘An Inconvenient Truth’ 라는 다큐멘터리 필름에서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엘 고어가 거듭 강조하는 이른바 ‘Global warming's deadly progress’ 내용들을 되새겨 보면 이미 지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