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복산 산행후기 07년

어제를 위한 내일 (2007.1.13 북한산) 166차

todayandnow 2007. 2. 13. 16:17

하늘에 매달린 조각구름 사이를 떼 지어 나는 철새들처럼 무리지어 흥겹게 대여섯예닐곱이 함께 오르는 다소 떠들썩한 분위기에 익숙하다 보니 이따금 둘이나 셋이 오르면 오지 못한 동무들이 즐겨 보라고 준 호젓함보다는 그 뒤 끝에 따라오는 아쉬움을 누가 먼저라고 할 바 없이 성큼성큼 바짝 당기는 속도감이 주는 가쁜 숨소리로 달래며 오르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음을 새삼 확인하듯 헌모가 부지런히 치고 나가니 범희 결코 뒤질 리 없다.

 

산길에서 동무들이 던지는 저마다의 화두가 시간의 축을 넘어 상상의 매질위에서 중첩(Superposition), 전혀 새롭게 만들어지는 파동들이 다시 어깨 사이사이를 비집고 알맞게 자극하며 넘실대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쏠쏠한 것은 이 또한 그 화두의 알맹이보다는 그를 온전히 감싼 껍질과 다시 그 껍질을 감싸며 도는 분위기 탓이라고 해도 이에 갸우뚱보다는 끄덕임이 조금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 상상이라는 매질의 특성이 예측 불가능한 비선형적인 것이라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변곡점에 올라서게 되고 뒤따라서 바로 쉬뢰딩거의 고양이가 나타나 미시적 배려와 거시적 판단이 함수로 등장, 각자의 주량이라는 상수를 끼고 부등식의 관계를 설정하는 그 반대편 항이 매번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이 바로 뒤풀이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다. 지금 이 순간 막 돌이켜 보면 떠오르는 그 장면들 말이다.

 

따라서 이 날도 범희가 따라 준 함수가 헌모와 또 한사람의 주량이라는 상수 덕에 결코 과하지 않다고 할 수 없는 부등식 관계로 설정되어 이제 치환 불가능한 어제를 위한 내일을 한사코 밀어내려 애쓰다 집으로 집으로.

 

예순 일곱 더하기 아흔 아홉 번째 산행 잡기 (2007.1.26)